지난 몇 년간 글로벌 무역 질서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인물 중 하나가 바로 스티븐 미란(Stephen Miran)입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재무부에서 선임 고문으로 활동했으며, 최근 보수적 경제 이론에 기반한 무역 전략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그는 미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성과 국가 안보 중심의 경제정책을 강조하며, 미국의 무역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시도를 지속해 왔습니다.
스티븐 미란은 누구인가?
스티븐 미란은 하버드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마친 후, 피델리티와 같은 민간 금융기관에서 투자 전략가로 일한 경력이 있습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 재무부에 합류하여, 2020년 팬데믹 대응 정책과 경제회복 전략을 담당했습니다. 그의 정책적 접근은 전통적인 자유무역론보다는 전략적 보호무역주의에 가까운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글로벌 무역 재편의 배경: 지정학과 경제의 충돌
미란의 무역 전략은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넘어,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를 주요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해협을 둘러싼 긴장 등은 글로벌 공급망을 취약하게 만들었고, 이에 따라 미국은 더 이상 저렴한 생산비용만을 기준으로 무역 정책을 설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스티븐 미란은 이처럼 불확실성이 커진 국제정세 속에서 **"경제적 자율성(Economic Sovereignty)"**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국가 안보와 경제 안정을 위해 핵심 산업의 공급망을 자국 또는 우방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략의 핵심: 리쇼어링과 프렌드쇼어링
미란의 전략적 구상에서 핵심은 두 가지 개념으로 요약됩니다. 바로 **리쇼어링(reshoring)**과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입니다.
- 리쇼어링은 미국 내로 제조업을 다시 불러들이는 정책입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의약품 등 국가 핵심 산업 분야에서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를 탈피하겠다는 의도입니다.
- 프렌드쇼어링은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들과의 공급망 연계를 강화하는 전략입니다. 예컨대 한국, 일본, 대만, 유럽연합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비민주국가와의 경제 의존도를 낮추고 전략적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러한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생산 비용 상승과 글로벌 효율성 저하를 초래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공급망 안정성과 국가 경쟁력 확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경제 정책과의 연결: 인플레이션과 금리 정책
스티븐 미란은 공급망 전략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경제 정책도 함께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그는 통화 정책의 자율성과 재정 정책의 효율성을 강조합니다.
공급망 다변화는 초기 투자비용이 크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 지원이 불가피합니다. 그는 이를 위해 선택적 세금 감면, 공공 투자 확대, 보조금 정책을 도입할 것을 제안하고 있으며, 이는 최근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Inflation Reduction Act) 등 바이든 행정부의 산업 정책과도 궤를 같이 합니다.
그러나 미란은 지나친 정부 개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금리와 물가 안정 간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연준(Fed)의 독립성과 통화 긴축 기조를 지지하는 입장이며, 이러한 면에서 일각에서는 그를 ‘보수적 매파’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글로벌 영향력과 전망
미란의 전략은 미국 내부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 질서에도 큰 파급력을 가집니다. 특히 G7, OECD, WTO 등 국제기구에서도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위한 공조가 이슈가 되고 있으며, 각국은 자국 산업 보호와 글로벌 협력 간의 균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미란의 구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반도체, 배터리, 방산 등 주요 전략산업에서 미국과의 협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 경제에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습니다.
맺음말: 세계화 이후 시대의 무역 전략
스티븐 미란의 무역 전략은 단순한 보호무역주의로 오해받기 쉽지만, 실상은 세계화 이후 시대에 맞는 전략적 현실주의에 가깝습니다. 그가 제시하는 글로벌 무역 재편은 경제 효율성보다 안보와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우선하는 새로운 국제 질서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향후 미국 대선과 세계 경제 흐름 속에서 미란의 전략이 어떻게 현실화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그의 아이디어는 분명 현재와 미래의 무역 질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참고자료 출처
- Stephen Miran 공식 칼럼 – Wall Street Journal, National Review
- 미국 재무부(Department of the Treasury) 공식 기록 (2020-2021)
-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CFR) – Economic Sovereignty and Supply Chains
- Bloomberg, Financial Times – 미란의 리쇼어링 관련 인터뷰 및 정책 분석
- 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PIIE) – Friend-shoring 개념 정리
- The Brookings Institution – 미국 산업정책과 글로벌 무역 전략 보고서
※ 본 글은 일반적인 투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며,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 또는 매도를 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본문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신뢰할 만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나, 그 정확성과 완전성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에 대한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본 블로그 운영자는 이 정보를 기반으로 한 투자 결과에 대해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투자 전 반드시 자신의 재무 상황과 투자 성향에 맞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경제 브리핑'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미국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0) | 2025.05.24 |
|---|---|
| 강 달러가 미국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0) | 2025.05.24 |
| 약 달러가 미국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0) | 2025.05.24 |
| 트럼프의 경제 정책 방향: 분석과 전망 (0) | 2025.05.24 |
| ETF(Exchange 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란? (0) | 2025.05.24 |
